성명서
[부당한 노동통제와 노예계약을 거부한다]
우리는 3월 19일(수). 경제기획부에서 각 사업장에 하달한 『비정규직
운용방침 및 근로계약 추가약정서』 지침을 단순한 우발적인 행위로 보지
않는다.
이는 신자유주의라는 말도 되지 않은 틀 속에서 힘있다는 자본들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며 구조조정이라는 자본의 무기를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며 벌어지는 지난 일들과 같다고 할 것이다.
사측은 비정규직 운영 예산과 채용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숨기고, 인건비 절감과 구조조정을 위해 비정규직 확대, 정규직과의
임금·근로시간·승진·복지·고용 등에 있어서의 철저한 차별을 추진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 점포를 점차적으로 폐쇄할 계획이므로 현재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채용마저 중단하고, 남아있는 비정규직원마저 자유롭게
해고하기 위해 지침 및 추가계약서를 철저히 이수할 것을 하부에 하달하였다.
점포의 경영위기가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책임인양 더욱이 현재 우리
수협경제사업에 소속되어 있는 사업소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나름대로의
구별 없이 한가족처럼 사업소의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음에도 사업소 폐쇄의 책임을 비정규직이 짊어지어 해고를 당해야 하는지
사측에 묻는다.
또한 사측이 정해놓은 정원규정이 현장 상황과는 동떨어져 있어 해당
근로자들의 노동강도가 아무리 커도 인원충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며, 정원
내에서 인원을 충원하더라도 사측의 승인이 없으면 아르바이트
단기계약직으로 밖에 충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며 정원 추가 시 아르바이트
직원마저 충원할 수 없다는 것은 현재 사업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근로조건이 개선되기 보다 심각하게 악화될 것이다. 이는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라는 틀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에서 땀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시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수년간의 수협의 역사 속에서 요즘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없다 할
것이다. 조직은 사업의 성격으로 분리가 되고 정겹게 함께 하던 동지들은
어느 날 실업자라는 또 다른 굴레 속으로 몰아놓고는 유능한 경영인을
불러들여 회복하고자 자구책 마저 마련하였거늘 온갖 사업의 경영은 때묻은
자산처리로 그 이익을 대신하고 사업소 위축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어처구니없는 운영이기에, 지금도 각 사업장에서는 대표이사의 방문 시 모든
직원들에게 인원 많다고 지적 당하는 것이 두려워 자리를 피해 있으라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이것이 어찌 조직을 살리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도 묵묵히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며 열심히 일하는 많은 직원들이 있어 다행이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계약서 내용으로 버젓이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을 발표할 수 있으며
사업소 폐쇄 시 근로계약기간 자동해지라는 항목에 동의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지, 또 그러한 내용을 직원부족으로 극심한 노동강도에 시달리는
점포장들에게 하달하여 또 다른 노사갈등을 유발하고 있는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내용을 보면 사측으로부터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직원들을
폐쇄를 계획한 점포로 전보조치 하여 사업소 폐쇄와 동시에 해고를
자행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부당 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부당 해고가
아니라고 누가 자신 있게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어떻게 일반
사기업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구멍가게도 아닌 수협이라는 조직에서 자행되고
지침을 하달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노예인가? 어찌 "너 자르는데
동의해"라는 것에 힘없는 노동자들의 눈물을 묵인할 수가 있다는 것인가.
우리는 사측이 생각하고 취급하려 하는 일하는 기계도 아니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말없이 일만 하는 노예도 아니다. 더욱이 회사는 신임 해양수산부장관
업무보고자료에도 수협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원은 종업원의 범주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이는 비정규직원은 노동자도 아니고 더욱이 회사를
위해 일하는 종업원도 아니다라는 해석이다.
이에 우리는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도 물을 것이다. 수협에서 종사하는
비정규직원들이 종사인원에 빠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지, 비정규직원들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야기인지 그러한 사항에 대하여 장관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을 것이다. 또한 노동부를 포함한 정부 각 기관, 입법,
사법부에서도 이를 조장하고 방치한다함은 자본의 노동자에 대한 과도한
노동착취를 보장하는 등 악질자본과 같은 편으로 노동탄압에 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수협경제사업비정규직노동조합은 지금 일어난 사건에 대하여 실정법인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사항임을 엄중 경고하고, 전국의 노동형제들과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개악 적인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 개정을 사측의 신의 성실한 행동과 대화의 장을 만들 것을
요구하며 그러한 조치가 취하여지지 않는 다는 것은 사측의 선전포고로
인정하여 이 후에 발생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책임은 사측에 있음을
경고하며, 조합원 및 모든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대항할 것이다.
2003 년 3 월 22 일
민주노총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수협중앙회경제사업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김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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